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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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선언문

예술은 그 사회가 피워낸 문화의 꽃이다. 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문화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빛깔로 그 사회의 동력이 되어왔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오늘, 우리는 예술문화야말로 지난 시대의 사회발전 과정이 내포하고 있는 여러 부정적인 결말들을 치유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임을 새롭게 자각하는 바다. 현 우리 사회의 문화와 예술은 경제와 정치 우선 논리에 기인하는 문화적 불균형에 처해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의 창조적 잠재력 또한 심하게 위축되었다. 그동안 경제 성장에 가려 예술문화의 역할을 주목하지 못한 것은 비단 우리만의 실정은 아니지만, 예술문화 스스로도 제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하지 못한 것이 역사적 현실이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문화가 진보적이고 아름다운 문화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은 예술문화의 충실한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는 책임을 통감하면서, 우리는 참된 예술문화의 개화를 위해 한반도 남동쪽 포항에서 뜻 있는 젊은 예술문화인 12 인이 모여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창립을 선언하는 바이다. 먼저 우리는 포항 지역 예술문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데 온 힘을 집중할 것이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을 상기하며 지역의 정체성에 착근한 예술문화가 민족적이고 세계적임을 분명히 인식하며, 포항 지역의 참된 예술 문화를 꽃피우는 데 우리의 연구와 창작의 땀방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포항 지역의 정체성에 입각한 예술문화 건설에 필수불가결한 다양한 장르간의 긴밀하고 강인한 연대를 이뤄낼 것이다. 문학(윤석홍, 이종암), 사진(차재훈, 안성용), 서예(정현식), 연극(백진기), 문화(김현식, 박경숙) 조각(조정석), 회화(김갑수, 류영재, 최복룡) 등 예술문화제 방면의 젊은 일꾼들이 모여 지속적으로 지역의 예술문화 연구와 창작을 수행할 것이며, 그 결과물들을 항시 포항 시민들과 나누고자 한다.

기존에 답습해온 형식적인 장르간의 교류가 아닌 공동 연구와 발표, 심포지움 등 적극적이고 긴밀한 장르간의 결합을 완성할 것이다. 포항예문화술연구소, ART FORUM은 말 그대로 포항의 예술문화를 연구하는 곳이다. 각 장르의 전문 일꾼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지역의 예술문화를 아름답게 건설하고자 지속적으로 연구와 토론, 발표회를 벌여나갈 것이다. 새 천년을 맞이할 오늘의 문화는 너무도 상업적이고 퇴폐적이며, 고립적이고 반생명적이다.

우리는 이러한 왜곡된 예술문화 현상에 주목하면서 다가올 21세기에 걸맞는 건강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아름다운 예술문화를 건설하는데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포항예술문화연구소는 우리 지역, 포항의 참된 예술문화 건설에 중심을 두고, 지역 예술문화인들의 전문적인 연구와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포항의 정체성을 담보한 참된 예술문화 텃밭을 일구는 일에 앞장 설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오늘로 창립을 선언한 '포항예술문화연구소'가 지역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이것을 시발로 다가오는 새 시대에는 정치, 경제, 사회, 예술문화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도시 '포항'으로 거듭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는 도시 '포항'에 예술문화의 아름다운 빛깔을 계속 칠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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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혁 및 경력

1997. 07.01.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창립

1999. 08.25.  “스승 모시기” 초청 세미나
(포항공대 철학자 박이문 교수)

1999.12.29.  밀레니엄 아트페스티발
[빛으로 미래로]

2000.03. 26.  “스승 모시기” 초청 세미나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극작가 차범석 선생)

2000.05.11.  문화예술기행
“예술가와 함께 떠나는 광주비엔날레”

2000.07.01.  특징있는 지역축제 만들기
[바다사랑 모래 축제]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2000.12.04.  제1회 영일만고교생 문학잔치 공동 주최
(포항지역 고교생 문학 동아리 공동 시집 발간)

2001.10.07.  제2회 포항아트페스스티발
-빛으로 미래로- 

2001.11.03.  제2회 영일만고교생 문학잔치 공동 주최
(포항지역 고교생 문학 동아리 공동 시집 발간)

2002.06.02.  문화예술기행
“예술가와 함께 떠나는 광주비엔날레”

2002.11.02.  제3회  영일만고교생 문학잔치 공동주최
(포항지역 고교생 문학 동아리 공동 시집 발간)

2002.12.28.  제3회 포항아트페스티발
-빛으로 미래로-

2003.11.01.  지역종합예술 [아트포럼 ]간행

2003.11.08.  제4회 영일만고교생 문학잔치 공동주최
(포항지역 고교생 문학 동아리 공동 시집 발간)

2003.12.29.  제4회 포항아트페스티발
-빛으로 여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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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활동

포항의 뜻있는 문화예술인과 단체들이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기울여온 부단한 노력을 계승 .발전 시켜 나가는 가운데, 포항의 예술문화를 꽃피우고 포항의 정체성을 회복하며 21세기 포항의 문화예술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문화단체

▶ 스승모시기 초청세미나
知的 혼동과 권위부재의 현 사회에서 해를 묶을수록  푸르고 청아한 큰 나무와 같은 스승 그 분을 모시고 시대의 창을 열어줄 예술 철학과 삶의 지혜를 배우는 초청세미나

▶ 포항 아트페스티발 "빛으로 미래로" 
모든 장르의 지역 예술인(회화,사진,서예,조가,행위,문학,설치,무용,음악 등)이 함께 모여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발굴하여 이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예술 축제
[빛으로 미래로]
☆전통으로서의 빛
 - 연오랑과 세오녀의 "잃은 빛을 찾아서"
☆자연으로서의 빛
 - 영일만에서 떠오르는 해 (빛)
☆현재로서의 빛
 - 포항제철 방사광가속기등 자연과학으로써의 빛
☆미래로서의 빛
 - 테크노파크, 21세기를 여는 문화의 빛

▶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다오"가족사랑,이웃사랑.자연사랑 축제
엑스포라는 대형이벤트에서 부터 음식관광상품판매라는 특화축제에 이르기 까지 온갖 축제가 난무하는 오늘날 "바람직한 지역축제란 무엇인가"하는 연구와 개성적인 지역축제 만들기, 자연 (바다)속에서 가족과 이웃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어린이들에게 문화의 씨를 뿌리고 그들의 감성에 예술의 향기를 불러 넣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 행사는 가족사랑 이웃사랑 자연사랑 실천을 하기 위한 특징있는 지역축제 만들기를 지향

▶ 아트포럼 출간  
예술문화의 지형안에서 토론과 실천을 통하여 문화환경을 가꾸고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역개발과 문화예술이 어떻게 상생의 길을 가야 하고 열악한 지역예술가들의 현실과 삶,지역문화를 바로세우는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연구소의 결과물 '아트포럼'

▶ 영일만고교생문학잔치 공동주최
이 행사는 오늘의 영상매체를 장악하는 주류적 대중문화가 지나치게 찰라적이고 가벼운 풍조속에서 청소년의 '건강한 내면성'을 계발하고 고양시키기 위해 지역의 문학.지식인 단체와 공동으로 기획하고 개최하게 되었다. 포항지역의 10여개 고등학교의 문학동아리 회원학생 약 3백여명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올해로 4회까지 진행한 이 행사의 큰 특징은 참가학생 전원의 시를 엮어 공동시집 [푸른 영혼의 집]을 해마다 발간하며(4호까지 발간), 시낭송.시집출판기념회 문학강연.종합적 문화예술 공연 등이 어우러지는 한마당의 문화잔치를 통해 포항지역 고교생의 문화적 교양과 문학적 지식을 길러주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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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밀레니엄 아트페스티벌

"빛과 지역문화의 자생력”

오늘의 미술현실은 중심구도에 대한 해체적 담론이 무성하였던 80년대 이후, 중심과 주변 또는 중심의 해체와 또 다른 중심으로서의 지역주의의 등장에 그 관심의 초점이 모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문화주의(Multiculturalism)의 경향은 거대담론이나 정치적 명분을 떠나 예술문화의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긍정적 변수로 서서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순수미학적 가치보다는 공동체적 연대감, 생활환경 속에 기능하는 접촉가능한 예술형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의 문화이론들은 문화의 중심과 주변 또는 중심이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만큼 성숙한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이 사실이며, 국제주의 양식의 급격한 퇴조속에서 다양한 지역개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언어의 개발, 예술의 대중화에 대한 구조적인 검토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맥락속에서 지역의 예술인자들을 개성있는 사회구성을 위하여 어떻게 조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한반도 새 천년의 새벽을 여는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우리 고장 포항에서 열립니다. 이를 계기로 여러 장르의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지역문화와 예술의 뿌리는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형상화하고 창조적 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와 토론을 가졌습니다. 그리하여 빛을 우리 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창조적 아이덴티티라고 보고 “빛으로 미래로”를 예술제의  기본 개념으로 설정하였습니다.영일만에서 빛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영일(迎日)은 해를 맞이하는 곳입니다. 한반도의 새벽을 여는 곳입니다. 푸른 동해의  정신과 힘찬 기운이 서려있는 곳입니다. 연오랑 세오녀 설화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한 때 빛을 잃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잃어버린 빛'은 포항제철의 뜨거운 용광로와 포항공대 방사광 가속기로 되살아났습니다. [중략]

2000년   김갑수 / 운영위원장


"자기 지역언어의 해맞이를 만들자"

“근대 사유가 주체의 사유로서 세계와 인간을 단절시키고 또 인간이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라면, 현대 사유는 인간을 다시 객관 세계 내의 겸손한 자리에 위치시킨다. 근대적 사유는 기본적으로 주체의 사유이다. 이에 반해 현대사유는 객관으로 회귀를 실행한 것이다. 그리고 현대는 거의 모든 과학이 협력해서 만든 종합적인 사조이면서도 정치, 예술까지 종합한 사조이다. 동서의 사유가 만날 수 있는 점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의 특징을 이렇게 요약해 볼 수  있을것이다. 이런 특징은 전 근대적 시공간의 제약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졌다는 지구적 환경과도 깊은 관계를 가진다. 지역적인 공간의 경계가 교통수단으로 자유로워지면서 시간의 단축을 가져왔고 세계는 다양하게 경험 하는 세계로 열렸다. 공간과 시간에 의해 폐쇄되었던 국가간 민족간의 장벽을 허물게 되었고, 중심과 주변부라는 이원적 구조를 허물어뜨렸다. 국제적으로 서구세계와 비서구세계간의 구별에 의미가 없어졌고, 한 국가안에서 의 중심과 지역이라는 구분이 허물어지고  같은 시간에 같은 정보와 이익을 공존하게 되었다. 이것은 정보 통신의 발달이라는 이 시대의 문명의 이기 덕분이다. 그리고 그런 과학적 정보와 이기의 공유가 지역과 중심을 허물어뜨리고 많은 기회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세계를 이해하는 우리의 인식체계도 달라지게 했다. 이런 현상을 문화에서도 목격할 수 있는 것이 장르간의 해체 현상이며, 장르 해체 현상은 이 시대의대표적인 문화 형태로 평가되고 있다. 평면과 입체가 퍼포먼스와 설치가 대중과 고급이 서로 섞이면서 새로운 미감이 형성되고, 민속적 전통이 전위적 현대 경향과 섞이면서 문화적인 정체성 주장을 무의미하게 만들거나 시대적 흐름을 모르는 자로 몰아가기도 한다. [중략]                                                          

강선학 / 미술평론가, 부산미술관 학예연구관


▶ 참여작가
[회화] 김갑수, 김두호, 김재구, 김직구, 김진우, 김창호, 김천애, 두희승, 류영재, 박경숙, 박상현, 박수철, 배원복, 서종숙, 송상헌, 오건용, 이병우, 이상민, 이상택, 이창연, 이호연, 정대모, 정희정, 조영오, 조정희, 최대복, 최복룡, 황우원
[조각·설치·행위] 김대락, 박성찬, 이경형, 이성민, 이원백, 이정우, 조정석, 한세일
[사진] 강중현, 김훈, 안성용, 오경숙, 이장복, 이정철, 이해준, 조동래,  차재훈, 최흥태
[서예] 강희룡, 김귀조, 김영용, 김정화, 박경희, 박정만, 박훈포, 손성범,  이형수, 정규원, 김민수, 조우정, 최영란
[문학] 윤석홍, 이종암, 김정구, 하재영, 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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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포럼 창간호(2003)

[아트포럼] 창간에 부쳐

海松을 그리워 하며

연극으로 인연을 맺은 포항을 나는 고향처럼 품에 안고 살아왔다. 그리고 <포항예술문화연구소>가 창립되면서 연극만이 아닌 문학,미술 음악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젊은이들을 알 게 되면서부터 나는 또 하나의 작은 행복을 맛볼 수가 있었다. 영일만의 해송처럼 강인한 생명력 ,사토에서 자란 부추의 상긋한 향기.팔딱거리는 도다리의 신선감은 모두가 포항사람의 기질이자 멋스러움이라는 것을 알 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포항의 슬픈 표정을 늘 머리에 떠올린다. 죽어가는 바다의 표정이다. 간경화증으로 사색이 된 환자의 얼굴을 방불케 하는 죽음의 내향이다. 저렇게 말없이 죽어가는 바다를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포항 사람들이 밉다. 그들이 누구였던가. 누구인가. 살리려고 마음만 먹었던들 길은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있을 것이다.

자연을 도살해 가면서까지 부와 편익만을 쫓는 인간들의 욕심이 그 원흉일 게다.그 원흉은 법으로도 못 다스릴 게다 인간의 마음을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게 해야한다. 물질이 아니라 정신이 소중하다. 그런데 정신은 모두 외출 중이고 빈 집안에 값진 세간만 들어앉은 현대인의 허상이 문제이다.

나는 <포항예술문화연구소>가 나아갈 길이 거기 있고, 그곳에 문화와 예술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아트포럼>의 목적이기를 기대한다. 난삽한 철학이나 현학적인 장식으로 포장한 상품이 아니라 죽어가는 바다를 살리는 일이 시급하다. 그 바다는 바로 우리들 자신의 마음일진대 어찌 그것을 마다하고 모르는 척 할 것인가. 인간성의 구원이 시급하다.

해풍을 맞으면서도 수백 년, 수천년을 견디어 나온 해송의 작은 키가 부럽고 놀랍다. 나는 해송처럼 자라날 [아트포럼]을 기다리겠다.그 눈시린 푸르름을 보고싶다.

차범석 | 극작가, 대한민국 예술원회장